[세계를 가다]보드카 뿌리고 우크라 국기 걸고…美 기부 행렬

2022-03-05 3



“우크라이나를 돕고 싶다”

전 세계 사람들이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죠.

미국에서도 마찬가집니다. 
 
보드카를 쏟아버리고 곳곳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걸렸습니다.

<세계를 가다> 유승진 워싱턴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국 워싱턴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우크라이나 이민자 쿠토브 씨.

고향에 있는 노부모와 형제들 걱정에 가슴이 찢어집니다.

하루 매출 전액을 우크라이나에 기부한다는 소식을 SNS로 전하자 평소보다 50% 많은 주문량이 쏟아졌습니다.

[러스티 쿠토브 / 랍스터롤 가게 운영]
"온라인 주문을 해놓고 음식을 받지 않아도 된다며 그냥 기부하겠다는 전화도 옵니다. 진짜 주문이 아니라고요."

번화가에 있는 이탈리안 음식점도 사흘 동안 판매액의 10%를 기부한다는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알렉산드로 / 이탈리안 음식점 매니저]
"(이번 사태에 대한) 인식 확산에 도움이 되고자 했어요.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매일 큰 희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기꺼이 희생하려는 것입니다."

[조셉 / 음식점 손님]
"앉아서 한 끼를 즐기는 간단한 일이지만 힘든 시기에 당장 돈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왔습니다."

의회 의사당 앞 대로는 성조기와 함께 우크라이나 국기가 펄럭이고 우크라이나 국기 색으로 조명을 밝힌 주택과 건물도 보입니다.

이곳은 워싱턴에 있는 우크라이나 대사관입니다.

이렇게 대사관 앞에는 미국인들이 놓고 간 꽃다발과 연대 문구들이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평화를 기원하는 현수막도 걸렸고 발걸음을 멈춘 시민은 SNS로 알리겠다며 사진으로 담습니다.

반면 통제선으로 일반인 접근을 막은 곳은 러시아 대사관입니다.

우크라이나 국화인 해바라기와 팻말들이 놓여있고, 어두운 밤에도 규탄 시위가 이어집니다.

[이고르 / 시위 참가자(러시아 출신)]
"매일 아침 제가 하는 일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친구들이 살아있는지 문자로 확인하는 겁니다. 이 시위는 저의 도덕적 의무입니다."

미 전역에선 러시아산 보드카 판매를 중단하고 재고를 쏟아 버리거나 기부하는 가게들도 늘어나는 중입니다.

미국 정부가 제재로 러시아 숨통을 조이는 사이 시민들은 일상 속 행동으로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유승진 워싱턴 특파원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장세례


유승진 기자 promotion@donga.com